동래파전
음식의 맛은 풍토가 지닌 향기와 같다. 부산의 음식에는 경상도 사람만이 느끼고 맛볼 수 있는 갯내음의 향수가 담겨있다. 동래지방 음식물의 첫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동래파전이다. 일반적인 파전은 밀가루 반죽에 파를 넣어 부친 데 비해 동래파전은 동래에서 많이 생산되는 미나리를 곁들이고 또 인근 해안에서 생산되는 굴, 홍합 등 조개류를 섞은 것이 특색이다. 또한 만드는 솜씨도 일반 파전은 물기가 없이 부친 데 비해 동래파전은 좀 질게 하여 위에 계란을 풀어 엎었으며 쇠고기, 송이 등 여러 가지 재료를 섞었다. 한편 동래파전의 가장 특미를 내는 것은 반죽이 밀가루만이 아니고 쌀을 갈아서 사용해 찰진 맛을 주는 점이다. 이러한 파전이 언제부터 동래에서 유행되었는지는 정확히 알수 없지만 동래장날에 노점에서 구워파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음력 삼월 삼진날을 전후하여 동래장이 열릴 때면 이 파전이 점심요기감으로 등장, 장꾼은 물론 장보러온 사람들의 입맛을 당기게 했다한다.
광복전까지만 하여도 인근 고을에서 동래파전 먹는 재미로 동래장 간다고 할 정도로 유명했다. 한편, 이 동래파전은 6.25전쟁 후 동래 기생들이 부산으로 진출할 때 그녀들이 경영하는 요정의 술상에는 의례 이것을 올려 동래기생이란 이름과 함께 더욱 알려진 명물이 되었다. 동래파전은 비타민(A,B2)이 많고 녹색부분에 칼슘이 많으며 특유한 냄새성분이 소화액의 분비를 촉진하고 비타민 B1의 흡수를 돕는 작용을 한다. 또한 살균, 살충의 효과가 있으며 유기산, 유기염 등의 효소를 많이 가지고 있다. 옛날 어른들의 말씀에 검은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살자는 말이 있듯이 파는 장수 식품이며 파뿌리와 생강, 대추를 넣어 다려 먹으면 감기예방에도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