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야간에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에서 보행자를 사망케 하여 구속되었습니다. 차는 종합보험에 들어 있는데 그 종합보험과 별도로 피해자의 유족들과 형사합의를 하였으며 합의금은 1,000만원을 지급하였습니다. 그 합의서에는 단지 위 교통사고에 대하여 형사상 합의하고 합의금으로 1,000만원을 지급함이라고 기재하였을 뿐입니다. 이 경우 합의금을 보험회사에 대하여 보험금으로 청구할 수 있는지요?
답변
위자료 명목으로 지급받는 것임을 명시하지 않는 한 형사합의금은 손해배상금(재산상손해금)의 일부로 지급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교통사고의 가해자가 형사재판과 관련하여 피해자의 유족들이 가해자로부터 합의금 명목의 돈을 지급받고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를 한 경우에 합의 당시 지급받은 돈을 특히 위자료 명목으로 지급받는 것임을 명시하지 않는 한 그 돈은 손해배상금(재산상손해금)의 일부로 지급되었다고 해석됩니다. (대법원 ‘95.7.11. 선고95다8850판결)
재산상 손해금의 성격을 띤 형사합의금은 자동차종합보험약관에서 정한 ""사고차량의 운행으로 남을 죽게 하거나 다치게 하여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을 짐으로서 입은 손해""에 대한 배상으로 지급된 것이고 그 지급 목적이 형사상 처벌을 원하지 아니한다는 의사표시를 얻어내기 위한 형사상 합의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사정이 달라지지는 않기에 그 형사합의로 인해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액이 줄어든 경우에는 그 보험계약에 따라 보험금으로서 형사합의금 상당액을 피보험자(이 사건 사고 운전자)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습니다. (대법원 ‘96.9.20. 선고95다 53942판결)
형사합의금에 대하여 단순한 위로금 명목이라는 것이 명확하지 않을 때는 손해배상액의 일부를 지급한 것으로 보아 피해자들에 대한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때 형사합의금 전액을 공제하고 형사상 위로금임을 명확히 한 경우(민사상 손해배상은 별도라든가 또는 보험처리는 별도라고 기재한 경우)에는 이를 위자료 참작사유로 보아 지급한 형사합의금 액수의 1/2을 위자료에서 공제하는 것이 실무관행입니다. 한편 보험회사를 상대로 이미 지급한 형사합의금의 반환을 요구하려면 보험회사가 피해자와 합의하기 전에 형사합의금 지급사실을 통지하여야만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