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근대역사관
#3. 사람 이야기 첫 번째: 과거의 기억
2023년 4월 1일, 부산근현대역사관 본관의 전신인 한국은행 부산본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김미정 조사역님을 만났습니다.
김미정 님은 1992년 한국은행 여수본부에 입행해 1997년 부산본부로 발령받아
2013년 한국은행 부산본부가 문현동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약 15년간 대청로 112에서 근무했다고 합니다.
현재 문현동 한국은행 부산본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조사역을 만나 본관의 옛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기사 읽는 시간: 2분
인터뷰. 김미정
정 리. 최승은
Q: 만나서 반갑습니다. 조사역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한국은행 부산본부에 근무하고 있는 김미정 조사역입니다. 저는 1992년 한국은행 여수본부로 입행해 1997년에 부산본부로 발령받아 2013년 한국은행 부산본부가 문현동으로 이전하기전까지 이곳(부산근현대역사관 본관)에서 근무했습니다. 그동안 기획조사과(예전 명칭), 화폐관리팀, 업무팀, 총무팀 등 여러 업무를 했고, 지금은 문현동 한국은행 부산본부 총무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Q: 구 한국은행 부산본부가 부산근현대역사관 본관으로 재탄생되었습니다. 예전에 근무하던 건물에 방문하신 소감은 어떠신가요? 건물에 얽힌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A: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 건물이 부산과 한국은행 부산본부의 역사를 동시에 기억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 후손들에게 전해진다는 게 감명스럽습니다. 기존 건물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은 정말 놀랍습니다. 1층 영업장의 뱅크대와 낡은 벽장, 대리석 바닥 등을 그대로 살린 카페를 봤을 땐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구 한국은행 부산본부 건물은 1963년 준공 시 부산에서 최초로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건물이라고 알고 있어요. 그 당시 신규 건물을 지으려고 하는 분들이 견학을 오기도 했다고 합니다. 난방장치가 스팀식이라 너무 추워서 옷을 잔뜩 입고, 장갑은 손가락 부분만 가위로 잘라서 끼고 근무를 하기도 했던 기억이 있네요.
Q: 2023년 1월 5일, 부산근현대역사관이 개관하면서 지하금고 또한 대중에게 개방되었습니다. 개관 전까지 금고는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되었던 곳인데요. 직원이셨기 때문에 금고가 그리 생소하지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지하금고와 관련한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A: 처음 지하금고에 갔을 땐 미로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팀별로 사용했던 금고가 달랐고 금고마다 보관된 화폐의 종류도 제각각이었습니다. 총무팀의 금고는 중요문서 서고로 사용했었는데 중간에 다른 금고와 분리하는 칸막이가 있었습니다. 직원들이 만나면 철책을 사이에 두고 잠깐씩 얘기도 나누고 장난도 치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공간이 협소하고 시설이 낡아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워서 고생했습니다. 화물용 엘리베이터가 낡아 화폐를 싣고 이동하는 중 가끔 멈춰 섰던 적도 있었고요. 금고 입구의 경사도가 심해서 주화를 싣는 손수레가 들어가지 못해 서무직원분들이 손으로 주화 자루를 옮기기도 했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전동지게차가 바로 금고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또 제주본부와의 현금 수송 시에는 대형화물선으로 실어나르기도 했었습니다.
Q: 한국은행 부산본부가 대청동에 있을 때에도 근무를 하셨는데요. 대청동 시절에 대해서는 어떤 기억을 가지고 계신가요?
A: 늘 바쁜 날들이었습니다. 그래도 점심시간에 구내식당에서 밥을 빨리 먹은 후에 친한 선배님들과 국제시장에서 쇼핑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부산본부가 문현동으로 이사올 때 국제시장도 함께 이사 왔으면 좋겠다는 농담을 했을 정도로요. 점심을 먹고 용두산 공원을 산책하는 즐거움도 컸습니다. 당시 즐겨 찾았던 맛집인 동해물회, 물꽁식당(아구찜), 새진주식당(석쇠불고기), 중앙손국수(모밀) 등은 지금도 가끔 선배님들과 가곤 합니다. 대청동 일대는 용두산공원, 자갈치시장, 국제시장, 영도다리, BIFF광장, 그리고 이제는 사라진 부산 최초의 백화점 미화당이 있었던 부산의 중심거리 중 한 곳입니다. 인근에 있는 임시수도기념관과 보수동 책방골목에서 역사와 추억도 느낄 수 있으니 꼭 한번 가보시길 추천합니다.
Q: 한국은행 부산본부가 김미정 조사역님에게는 어떤 의미인가요?
A: 처음 한국은행 여수사무소(현재는 없어짐)에 입행해 부산으로 오면서 이곳은 제2의 고향이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중앙은행 직원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근무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합니다. 훌륭하신 동료분들과 근무를 하는 것 또한 매우 큰 자랑입니다.
Q: 앞으로 부산근현대역사관에 바라는 점이 있으시다면요?
A: 부산의 근현대 역사와 관련하여 계속 좋은 전시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한 번만 보고 그만 가는 곳이 아니라 가족, 친구, 연인들이 자주 찾을 수 있는 이야깃거리가 넘치는 역사관이 되었으면 하고요. 저도 가족들과 함께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음미하면서 다시 찾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