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근대역사관
#2. 공간 이야기 두 번째: 지폐가 말해주는 한국전쟁
불법 발행 조선은행 천원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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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홍성율
이곳에는 전쟁으로 한국은행 본부가 옮겨와 있던 1950년에서 1953년까지 화마 속에서도 중앙은행의 본업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했던 이들의 땀과 눈물이 녹아 있습니다. 부산근현대역사관 한국은행 아카이브실에 전시된 '불법 발행 조선은행 천원 권'을 통해 그 당시의 혼란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데요.
전쟁이 벌어지자 한국은행은 보유하고 있던 각종 자금을 진해로 이송하였으나 미발행 화폐와 인쇄용 원판들을 북한군에 피탈 당하고 맙니다. 북한은 공장에 남아있던 화폐의 원판을 이용해점령지에 불법 발행 화폐를 유통시켜 경제질서를 교란했습니다. 한국은행은 경제질서를 다시 잡고자 1950년 8월 제1차 통화조치를 단행하였고, 조선 은행권을 모두 한국 은행권으로 교환하여 북한이 발행한 불법 화폐의 유통을 봉쇄합니다.
그 결과 치안부재, 교통수단 미비, 인원 부족 등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화폐제도를 일신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죠.
이 한 장의 지폐는 전쟁이라는 재앙 속에서도 본인의 위치에 충실하며 질서를 지키고자 했던 수많은 노력이 있었음을 우리에게 넌지시 말해 주는 증거이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