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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3호] #3. 사람 이야기 세 번째: 부산을 노래하는 사람들

부서명
전시팀
전화번호
051-607-8041
작성자
이아름
작성일
2024-09-13
조회수
167
내용


#3. 사람 이야기 세 번째: 부산을 노래하는 가수들 

 

 

 현인 선생부터 수많은 아이돌까지,

시대별로 살펴보는 부산의 가수들



01
 

 소요시간: 2분 

글. 장현정 호밀밭 출판사 대표



 부산은 한국 근현대 대중문화의 발신지입니다. 음악뿐만 아니라 영화나 방송, 패션과 음식에 이르기까지 한국인의 일상과 문화, 라이프 스타일과 집단무의식의 형성에 부산이라는 도시가 끼친 영향은 의외로 큽니다. 당장 한국인의 여가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노래방만 해도 부산에서 시작되었으니까요.



02


  부산을 노래한 가수 이야기는 우선 현인 선생부터 시작할 수 있겠습니다. 부산 영도구 영선동 출신의 그는 우리나라 대중가수 1호인데요. 이 말은 즉,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첫 음반의 주인공이라는 의미입니다. 영도다리를 배경으로 한 그의 대표곡 <굳세어라 금순아>를 기리는 노래비가 지금도 영도경찰서 옆에 있고, 부산에서는 2005년부터 현인가요제도 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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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 지긋한 어른들 사이에서 가장 부산답고 부산과 어울리는 가수로 통한 이는 ‘한국의 루이 암스트롱’으로 불린 김상국입니다. 그는 범일동에서 태어나 경남중학교 시절부터 드럼, 트럼펫, 색소폰 등 갖은 악기를 자유자재로 다뤘던 천재였으며, 부산대 경영학과를 다니면서 미군 부대에서 연주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일찍이 명물로 이름을 떨쳤습니다. 그는 오랫동안 걸쭉한 목소리만큼이나 진한 부산 사투리로 전국을 휘어잡았던 만능 엔터테이너였지요. 한편, 방송국이 모여있던 서울과 달리 삐딱하고 비주류적인 음악의 전통도 부산이 원조였습니다. 대표적으로 한국 최초의 히피이자 싱어송라이터, 언더그라운드 음악의 전설 한대수를 꼽을 수 있습니다. 한국 포크록의 대부랄 수 있는 그는 동래 온천장에서 태어난 부산 토박이로 부산이라는 도시와 정말 잘 어울리는 자유인이자 형식을 파괴하며 ‘행복의 나라’를 노래한 보헤미안이지요. 


 1970년대 한국의 대표 가수는 누가 뭐래도 트로트계의 황태자로 불린 나훈아일 것입니다. 그 역시 <내 고향은 부산입니더>라는 제목의 노래를 발표했을 만큼 틈날 때마다 부산에 대한 사랑을 표현해 온 부산사람인데요. 그는 180여 곡으로 가장 많은 노래방 수록곡을 보유한 명실공히 우리나라 최고의 가수입니다. 나훈아가 부산을 대표하는 남자 가수라면 1970년대를 풍미한 대표적인 여자 가수는 문주란입니다. 가냘픈 외모와 달리 국내 최저음을 구사하는 가수로 평가받는 그녀는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매력적인 중저음의 허스키 보이스로 유명했습니다. 이 시기 문주란과 더불어 한국 음악계를 이끈 대표적인 부산 출신의 여자 가수로 정훈희가 있습니다. 그녀는 우리나라 최초로 국제가요제에서 수상한 가수이기도 하죠. 

 또, 부산 출신으로 새로운 트로트 문화를 이끈 현철과 설운도, 김수희도 빼놓을 수 없으며, 1990년대 들어 급속하게 변화한 가요계에 참신하고 새로운 음악으로 무장하고 나타나 한 시대를 풍미한 레게 음악의 김건모, ‘영원한 어린 왕자’ 이승환도 부산 출신입니다. 이상우, 전유나 등 강변가요제와 대학가요제 같은 대표적인 신인 발굴 프로그램에서도 부산 출신 가수들은 두각을 나타냈어요. 1990년대 이후에도 부산 출신 가수들은 아이돌 문화와 더불어 체육돌, 사투리돌, 연기돌 등으로 불리며 활약했는데요. 1세대 아이돌 젝스키스(김재덕, 이재진), DJ-DOC(박정환) 등을 시작으로 2NE1(다라), CNBLUE(정용화, 이종현), 2PM(우영, 택현), 2AM(창민), 시크릿(한선화), 애프터스툴(리지), 에프엑스(설리), 에이핑크(정은지), 티아라(효민), 나인뮤지스(세라, 경리), AOA(민아, 유나), 엠블랙(천둥), 비스트(손동운), B1A4(산들), 블락비(재효), BAP(대현) 등 일일이 열거하는 게 힘들 정도로 많은 부산 출신 가수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04

  

 하지만 지금 나에게 부산 출신 가수를 딱 한 명만 꼽으라고 한다면 그건 한국 대중가요사의 전설 최백호 선생님입니다. 1950년 영도 대평동에서 태어난 그는 2019년에 이 마을 주민들을 위해 <1950 대평동>이란 곡을 만들어 발표했습니다. <낭만에 대하여>만큼이나 명곡인 이 노래를 들으면 부산이라는 도시가 품고 있는 그 우여곡절과 산전수전, 강인함만큼이나 여린 마음을 고스란히 느끼게 되어 눈물 한 방울이 핑 돕니다.  



05

 

 지금은 제주에서 사는 조윤석(루시드폴)을 비롯해 부산 출신 뮤지션들은 다양한 장르와 풍부한 개성으로 지금도 우리 대중문화를 풍요롭게 하고 있는데요. 부산을 노래한 음악들과 부산의 가수들에 대해 더 자세하게 알고 싶다면 故 김종욱 선생이 생전 발간한 <부산의 대중음악>(2015)을 참고하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