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신공항 공사 수의계약으로 첫발
- 정부 대형국책사업 경쟁입찰 고수하다
- 일정 줄지연 우려한 듯…지역사회 “환영”
정부가 12일 가덕도신공항 부지 공사를 맡을 사업자 선정 방식을 애초 경쟁입찰에서 수의계약으로 바꾸기로 한 것은 2029년 12월 말 적기 개항을 하려면 더 이상의 시간 낭비가 없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국토교통부는 10조5300억 원이 투입되는 대형 국책사업이 수의계약을 통해 진행된 적이 없다는 이유로 계속 경쟁입찰 원칙을 고수했다. 나중에 제기될지도 모를 특혜 시비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국토부는 지난 5일 4차 ‘참가 자격 사전 적격심사’(PQ) 입찰도 현대건설 연합체(컨소시엄)의 단독 응찰로 유찰되자 지난 6일 전문가 자문회의, 11일 항공정책위원회 심의회의를 잇따라 열어 사업자 선정 방식 변경 검토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전문가들은 국토부가 경쟁입찰 대신 수의계약을 선택하도록 자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3, 4차 입찰 때는 이전과 다른 조건(공사기간 6→7년 및 설계기간 10→12개월 연장·시공능력평가액 상위 10개사 중 공동도급 범위 2개사에서 3개사로 확대)이 제시됐음에도 유찰된 점으로 미뤄볼 때 이제는 수의계약밖에 선택지가 없다는 주장이 대세를 이뤘다.
국토부의 사업자 선정 방식 변경에는 기존 방침 고수가 가덕도신공항 건설과 연관된 모든 일정을 어긋나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완공이 늦어지면 국가 균형발전을 꾀하고자 가덕도신공항을 2029년 12월 말까지 건설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이 원천적으로 무산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해공항 국제선 여객터미널 포화, 지역 국제선 수요의 증가 추세 등을 고려할 때 더 이상의 일정 지연은 국가 전체 항공교통망의 원활한 운영을 가로막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게 된다. 아울러 여객터미널 건립, 접근철도 및 도로 건설 등 현재 추진 중인 여러 사업에도 지장을 줄 수밖에 없다. 이에 국토부는 경쟁입찰 포기를 확정했다. 일부에서는 4차 입찰마저 무산됐기 때문에 수의계약을 할 명분이 축적된 것도 이번 결정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분석했다.
수의계약 전환 방침이 전해지자 지역사회는 당연하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번 결정으로 가덕도신공항 추진에 속도가 붙게 됐고, 공사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말끔히 씻게 됐다”며 “순조롭게 계약이 진행돼 2029년 말 개항이라는 목표가 달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부산시건설협회 측은 “최대한 빨리 수의계약 절차를 진행해 신공항이 적기 개항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건설 연합체에 참여하는 부산의 한 건설사 임원은 “수의계약을 하더라도 착공까지는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기 때문에 후속 절차를 서둘러 진행해 공기를 단축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시민단체도 국토부의 결정을 반겼다. 가덕도신공항의 조속한 계약 체결을 촉구해 왔던 가덕도허브공항시민추진단 이지후 상임대표는 “수의계약이 불가피한 결정이지만 이에 따른 특혜 시비 등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최대한 지역업체가 많이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며 “공기 단축을 위한 신공법 적용, 부울경 기업 20% 이상 참여, 2029년 적기 개항을 위한 패스트트랙 등 지역사회가 요구하는 내용을 계약서에 명시해 달라”고 주문했다.
출처: '24. 9. 12./국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