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신공항은 동남권의 미래 100년을 책임질 ‘엔진’이다.
국내 최초로 ‘국제적인 화물 환적 능력을 갖춘 항만’과 ‘관문 공항’이 연계된 무소불위의 입지를 갖춘 덕이다.
개항까지는 6년이라는 시간이 남았지만, 그 이전에도 가덕신공항이 유발하는 긍정적인 효과는 막대하다.
그간 부산이 줄곧 목말라했던 일자리와 일감을 모두 가져다줄 수 있다.
인천이 인천공항 개항 이후 급성장을 이어 갔듯 부산도 항공과 철도가 만나는 배후 부지를 건설하며 경기를 회복하고, 고부가가치 산업을 데려와 육성시킬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수출제조업계는 표정 관리 중
당장 가덕신공항 인근에 자리 잡은 제조기업마다 입꼬리가 한껏 올라갔다. 반도체와 의약품처럼 항공 의존도가 큰 수출업체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가덕신공항은 부산 경제계의 핵심 축이라고 할 수 있는 강서구 산업단지와 가까워 부산 기업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지리적으로는 녹산산업단지부터 인근 미음·화전산업단지까지는 직접적인 ‘신공항 수혜권’에 들어간다.
부산시는 이들 산단을 중심으로 국내외 기업 본사와 글로벌기업 지역본부 유치에 나선다. 기존 법인에 추가적인 투자까지 활성화시키려 하고 있다.
녹산산단에 위치한 밸브 전문 제조기업 세진밸브공업의 방영혁 대표는 “1년에 10번 이상 해외 출장을 가거나 중동 바이어가 부산 공장을 찾는다.
가덕신공항이 들어서면 멀리 인천에 가지 않고도 부산에 바로 바이어를 초청할 수 있어 비즈니스 효율성이 높아지게 됐다”면서 “녹산에서 가덕신공항까지 차로 10~15분이면 갈 수 있어서 기대가 크다”고 설명했다.
가덕신공항 개항은 동남권 제조기업의 수출뿐 아니라 인재 유치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올해 완공을 목표로 명지국제신도시에 연구·개발(R&D)센터를 짓고 있는 싱가포르 바이오제약회사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PBP) 그룹은 이 분야에 거는 기대가 크다.
김진우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그룹 부회장은 “우리 같은 제약기업은 앞으로 부산 대학병원이 국제임상센터로서 역할을 하기를 원한다.
가덕신공항 개항으로 향후 석·박사급 고급 인재 유치나 해외 연구자 초청에 유리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또 “충북 청주시 오송의 백신센터에서 생산한 의약품을 해외에 수출할 때,
인천공항과 가덕신공항까지 옮기는 시간이 엇비슷하다”며 “바이오제약회사로서 수출 시 한 가지 선택지가 더 생기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건설업계도 지역업체 우대 기대
가덕신공항 공사는 인천공항 이후 국내 최대 공항개발 사업이다.
부산시만 놓고 봐도 도시가 생긴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14조 원 안팎의 사업비는 이전까지 부산시 최대 개발사업이라 불리던 북항재개발 사업의 곱절이다.
가덕신공항 건설 자체만으로도 지역 건설업계를 설레게 하는 이유다.
인천공항 사례를 감안할 때, 가덕신공항 건설은 중공업 전환에서 소외돼 침체일로를 달려온 부산 경제를 위한 특효 처방이다.
부산시는 지난해 사업 타당성 용역에서 가덕신공항이 부울경에만 16조 2230억 원의 생산 효과를 유발하고, 10만 3064명을 고용시킬 것으로 봤다.
신공항과 공항 배후로 건설되는 거대한 복합도시라는 대형 SOC 개발에서 지역 기업은 막대한 혜택을 볼 수 있다.
삼수 끝에 유치한 강원도 평창동계올림픽은 당시 관련 공사에 지역 기업이 최소 40~49% 참여하도록 의무화했다.
기술 용역 때도 지역 기업과 공동수급체를 구성한 입찰자를 우대했고, 자재 구매부터 인부 고용까지 모두 지역을 최우선으로 하도록 한 선례가 있다.
부산 건설업계는 공사 난도나 사업 규모 자체는 지역에서 완전히 소화하기 힘든 부분이 있지만, 건설 경기를 되살릴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무엇보다 가덕신공항 건설 사업에 참여하면서 부산 건설 업계의 규모나 수준도 상향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만일 부산건설협회 회장은 “가덕신공항은 사업 규모가 크다 보니 수도권의 대기업 중심으로 사업이 진행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지역 기업이 참여할 경우 우대해 준다면 건설 경기 악화 탓에 어려운 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