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중구 일대에 모여 살면서 1889년 부산어시장, 1924년 남빈어시장이 개설되었다. 1930년대 자갈치 해변 일대의 남빈매축 공사 이후 부산항에서 고기잡이를 하는 영세어민들과 아낙네들이 매축지 위에 노점을 차려 조선인들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면서 자갈치 시장이 시작되었다. 해방 이후 귀환 동포들과 1950년 한국전쟁으로 피난민들이 생계를 위해 기존의 자갈치 해안가 노점에 장사를 하러 몰려들면서 자갈치시장이 발전되었다.
특히 한국전쟁으로 남편을 잃은 여성들이 자갈치시장에서 행상이나 난전일을 하기 위해 모여들면서 ‘자갈치아지매’가 생겨났다. 전쟁통 같은 시장 바닥에서 억척스럽게 장사를 해내는 빨간 앞치마의 자갈치아지매는 근현대 자갈치 시장의 여성 노동력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남빈 매축지 위에 판자촌을 형성했던 수상 가옥을 철거하고, 1969년 어패류처리장 설립인가를 받기 위해 3층 규모의 건물을 지어 1972년 자갈치시장으로 정식 시장등록을 하였다. 이후 1996년 개축과 2006년 신축을 하면서 지금의 어패류조합처리장을 중심으로 신동아시장, 건어물 시장, 노점 등이 자갈치시장을 이루고 있다. 자갈치 건어물 시장은 남빈 매축과 영도대교가 개통되었던 1934년 이래 상가로 조성된 150여 채의 일식 건물이 여전히 남아있어 부산 근대산업유산지구로서의 보존 가치가 있다. 자갈치시장은 현재 한국 최대의 수산물시장으로서 부산의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관광명소로 각광받고 있다.